작업실의 공기는 낮게 깔린 베이스음의 진동과 함께 눅눅하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비트는 일정한 리듬으로 바닥을 두드렸고, 그 진동은 발바닥을 타고 올라와 묘한 긴장감을 부추겼다.
그녀는 거울도 보지 않은 채 흐트러진 머리칼을 대충 쓸어 넘기며 허리 뒤로 초록색 앞치마 끈을 단단히 묶었다. 평소 작업복으로 쓰던 앞치마였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이 은밀한 역할극의 가장 중요한 소품이었다.
남자는 조절 콘솔의 차가운 금속 몸체에 비스듬히 기대어 앉아 있었다. 화려한 조명 대신 모니터에서 뿜어져 나오는 푸른 빛이 그를 비췄다. 그는 이 발칙한 연극이 어디까지 계속될지 지켜보는 관객이자 남자주인공이였다.
"손님 메뉴 선택이 너무 늦으시네요."
여자가 카운터 대용으로 치워둔 테이블을 손가락으로 톡톡 두드렸다 .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지어 보이는 장난스런 표정은 오히려 남자의 인내심을 자극할 뿐이었다. 남자는 픽 웃으며 고개를 까딱였다. 그의 눈빛에는 여유와 갈증이 동시에 서려 있었다.
“Too many options. I can’t decide.”
그의 낮은 저음이 음악 소리를 뚫고 여자의 귓가에 박혔다. 여자는 대답 대신 눈을 가늘게 뜨며 그에게 바짝 다가갔다.
남자의 코끝에 여자의 체온이 섞인 샴푸 향이 훅 끼어들었고, 달콤하면서도 알싸한 향기가 그의 이성을 흐트러뜨렸다. 여자는 자연스럽게 그의 허벅지 사이에 자리를 잡고 서서 금방이라도 닿을 듯한 거리에서 유혹하듯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그의 인내심을 시험하려는 듯 그를 건들였다.
"그럼 제가 정해드릴게요. 우선 빵부터 몇 센티로 해드릴까요? 15? 아니면 30?"
남자는 기다렸다는 듯 여자의 허리 위로 큰 손을 올렸다. 그의 투박한 손가락이 얇은 앞치마 천 너머로 그녀의 허리를 더듬으며 제 쪽으로 거칠게 밀착시켰다. 여자의 몸이 그의 가슴팍에 부딪히며 짧은 숨을 내뱉는 순간 그는 그녀의 귓불을 살짝 깨물며 명확하고도 의도적인 숫자를 뱉었다
"8 inchs."
“I want exactly 8 inches. Hard and hot.”
그의 목소리는 농담처럼 가벼웠지만, 눈빛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여자는 그가 말하는 8인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단번에 알아차렸다. 상식적인 주문을 벗어난 그의 노골적인 태도에 잠시 당황함이 스쳤지만 그녀는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물러나는 대신 여자는 오히려 그의 목덜미를 양팔로 감싸 안으며 몸을 더 바짝 붙여왔다. 그녀의 입술에 승부욕 섞인 발칙한 미소가 띄워졌다
"8인치? 메뉴판에도 없는 특별 주문이네요~"
"Can you handle it?"
남자의 손이 이제는 앞치마 안쪽 그녀의 살결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허리 라인을 타고 노골적으로 올라왔다. 손바닥에서 전해지는 뜨거운 열기가 여자의 등줄기를 타고 번졌다. 여자는 그런 그의 턱 끝을 손가락으로 가볍게 간지럽히며 속삭였다.
"글쎄요 재료가 메뉴판 설명만큼 실한지 제가 먼저 확인해봐야겠는데"
여자의 손끝이 대담하게 그의 바지 버클 근처로 내려갔다. 단단하게 긴장한 그의 근육이 손끝에 닿자, 남자의 절제된 호흡이 순식간에 거칠게 가라앉았다. 여유로웠던 포식자의 표정이 무너지고, 당황과 열기가 뒤섞인 눈빛이 그녀의 손길을 따라 밑으로 깔렸다. 예상치 못한 반격에 그의 목울대가 크게 일렁였다.
"Fine. Inspect all you want."
그가 거친 숨을 몰아쉬며 여자의 뒷머리를 감싸 쥐었다. 도망가지 못하게 고정시킨 채, 입술이 닿을 듯 말 듯한 거리에서 그가 경고하듯 으르렁거렸다.
"But once I start the order, there’s no refund. You’re eating every bit of it."
"바라던 바예요"
여자는 대답과 동시에 그의 입술을 먼저 집어삼켰다. 작업실 안을 채우던 가짜 샌드위치 가게의 설정은 이미 산산조각 나 있었다. 카운터 위에 놓여있던 소품들이 바닥으로 떨어지며 요란한 소리를 냈지만 두 사람 중 누구도 개의치 않았다. 그리고서는 작업실을 메우던 비트가 점차 고조되며 두 사람의 심장 박동과 맞물려 돌아가기 시작했다
남자는 여자의 젖은 머리카락을 거칠게 움켜쥐며 고개를 뒤로 젖히게 만들었다. 그녀의 드러난 하얀 목덜미에 뜨거운 숨을 내뱉으며 그는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I told you, didn't I? No refunds once the order is served."
그의 손길이 닿는 곳마다 불길이 이는 듯했다. 여자는 그의 어깨를 밀어내려다 이내 포기하고 그의 단단한 팔 근육을 손톱으로 긁어내렸다. 안을 가득 채운 압도적인 부피감에 숨이 턱 끝까지 차올랐다. 남자는 쾌락으로 일그러진 여자의 얼굴을 감상하며 입가에 비스듬한 미소를 띄웠다.
"Look at you You’re choking on the very thing you asked for."
그는 여자의 골반을 부서질 듯 움켜잡고 더욱 깊숙하게 몰아붙였다.테이블이 거칠게 흔들리며 주변의 전자기기들이 아슬아슬하게 비명을 질렀다. 여자가 신음 섞인 목소리로 그의 이름을 부르자, 남자는 그녀의 입술을 깨물 듯 삼키며 다시 한번 명령조로 속삭였다.
"Keep your eyes open. I want you to feel every single inch of this."
여자의 시야가 열기로 인해 하얗게 번졌다. 남자의 움직임은 마치 정교하게 설계된 기계처럼 정확하고 파괴적이었다. 그는 여자가 한계에 다다라 허리를 잘게 떨 때마다 속도를 늦추는 대신, 오히려 더 거칠게 몰아치며 그녀를 벼랑 끝으로 밀어 넣었다.
"Is this what you wanted? Or do you need me to go even deeper?"
그의 도발적인 물음에 여자는 대답 대신 그의 목을 더욱 세게 끌어안았다. 남자는 승리에 취한 눈빛으로 그녀의 땀방울 맺힌 이마를 쓸어 넘겼다
"Good girl. Take it all. Don't you dare leave a single drop."
작업실 안은 이제 음악 소리보다 두 사람의 거친 숨소리와 살결이 부딪히는 노골적인 마찰음으로 가득 찼다. 남자는 마지막 한 방울의 이성까지 털어 넣듯 힘을 실어 그녀의 안쪽 가장 깊은 곳을 타격했다. 그의 전신이 팽팽하게 긴장하며 근육이 불거졌고, 그는 낮게 포효하며 여자의 귓가에 마지막 낙인을 찍듯 내뱉었다
"This is your special order. Enjoy the aftertaste."
C. 1acrim
How it tastes
0925